자기 확신의 함정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그 전제는 자기 확신에 있고
자기 확신은 자기 안에 0으로 수렴되는 고집이다

부처님조차
팔정도를 깨닫고 나서도
팔정도가 정말 맞는지
의문에 잠기셨다고 한다.

그런데 무엇이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정답인 듯 확신하게 만드는가?
과연 그런 확신은 어디서 온 것인가?

사람 머리가 커 봐야 고만고만하고
결코 우주를 다 담지는 못하게 생겼다.
형상에는 목적의 진리가 있다.

뒤돌아보지 않는 자기 확신은
결국 자기 머릿속에 갇혀 버린다.
사실, 눈이 있어도 진실을 볼 수 없게 된다.

핏불이라는 개가 있다.
공격성이 높은 견종으로
‘적’이라 인지하면 망설임 없이 달려든다.
우리 꼴이 그렇다.

의심하라
괜찮다
의심하고 또 의심해서
더는 의심할 게 없어져도
다시 의심하라

과학은 의심의 산물이라 할 정도로
의심은 그 본질이다.
왜냐하면 틀려서는 안 되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 초월은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전제를 품는 것이다.

‘이게 맞나?’ 하는 물음은
탐구의 길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성자들의 두상을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머리를 기점으로
빛이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

의문은
반성의 본질이며
그것은 한 인간을
성스럽게 만든다.

자기 고집을 자신감으로 착각하는 것보다
미진한 것은 후대에 맡겨
열어 두는 것

우리는 그때 비로소
더 넓은 우주를 향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