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호흡은 둘이 아니다

호흡수련 이전에 ‘마음공부는 중요하다’라고 강조하면, 백이면 백 ‘바른마음으로 수련하겠다’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하지만, 내심 하단전에 기만 쌓으면 모든 것이 절로 돌아가리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데 하늘은 어리석지도, 바보도 아니다. 자신의 삶은 마음에 먹구름을 드리워 가면서 기(氣)만 축적한다고 대단한 경지에 오를 것 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생각은 순진한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밝혀둔다.

이것이 아니라면, 살인이나 전쟁을 일으킨 악마들도 단전행공만 하면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논리가 성립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정법(正法)이 바탕이 되지 않는 호흡법은, 더러운 그릇에 계속해서 물을 채우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한 달 전부터 인가, 블로그가 갑자기 폐쇄되면서 부득이하게 블로그를 이사해서 다시 처음부터 100여개가 넘는 글을 올려야 했다.

다시 미진했던 부분을 보충하고, 다카하시님의 번역문을 조금씩 조금씩 수정하였다. 이것을 하면서 공부가 되었는지 기존에 몰랐던 사실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반성을 할 때 참고를 하기 위해 부처님의 성도 과정을 <인간·석가>에서 읽어본 것이다. 부처님이 중도(中道)를 깨닫는 과정, 팔정도(八正道)가 내면에서 샘물처럼 솟아올라 하루하루 완성해 가는 과정, 반성을 거듭하여 결국, 대각(大覺)을 얻는 과정이다.

그전에는 눈으로 보고도 이해되지 않았던 내용이 새록새록 이해가 되면서 부처님이 우주즉아(宇宙卽我)에 이르렀을 때는, 마치 나 자신이 그 광경을 지켜본 듯, 전율하게 되었다.

그것으로 용기가 생겼고, 다시 반성명상을 시작한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온 것이다.

초조함도, 불만도 없었다. 지금은 단지 반성할 뿐이다. 필자의 존재를, 마치, 자유로운 바람이 된 듯이 만들어 가면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어두운 집착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첫째 날은, 태어나서~5세까지, 이 시기는 자아가 형성되어 가는 중요한 시기로, 이 시기에 부조화를 일으키면 평생을 따라다니는 단점을 만든다. 응석받이로 자란 까닭에 주변에서 주는 사랑을 잘못 받아들여, 고집 쌔고 오만한 성격이 이때부터 형성됐음을 이해하였다. 웬만한 잘못은 ‘오냐오냐’하며 받아주었던 까닭에 자신이 하고 싶으면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여 급한 성격도 갖게 되었다.

부모님과 형제자매 주변에서 받은 사랑을 원수로 갚아버렸다. 마음으로 사과를 한다.

‘타고난 성격이다’라고 나름대로 변명할 순 있어도, 결국 성격상의 단점이란 카르마의 관성에 지나지 않는다. 잘못된 방향으로 단점을 키웠던 ‘나 자신’의 잘못이 가장 크다.

그다음 날부터, 5~10세, 10~20세, 20~30세, 30~40세.... 이런 식으로 과거의 사건을 살펴보고 잘못한 점은 없는지 발견하면 반성을 하였다. 기억이 잘 날 리가 만무하다. 한 번으로 될 것이라는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마음의 구름을 완전히 걷어 버리기 전까지 반성은 끝나지 않는다.

1시간~1시간 40분 정도 호흡을 하였다. 호흡량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고, 호흡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만 해서, 반성명상중에 호흡은 많아야 3~4회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행공을 마친 후 상쾌한 생명에너지가 짜릿하게 느껴진다. 생명을 다시 얻어 태어난 듯한 느낌이다.

이런식으로 불과 3~4일만에 호흡량이 거짓말처럼 늘더니, 반성명상과 호흡을 시작한지, 불과, 일주일만에 생명에너지가 충만한 깊은 호흡에 도달하였다.

왜 이런 일이 가능해지는 것인가? 첫 번째 이유는, 이미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전거를 한번 타면 한참 동안 쉬다 타도 다시 타게 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마음과 호흡은 모두 생명에너지기 때문이다.

생명에너지의 축적 속도가 필자의 이해를 아득히 넘어설 정도로 이상스럽게 빨라졌다. 호흡 이전에 마음이 주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과 호흡은 둘이 아니라는 사실도 확연히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진기(眞氣)의 축적으로 인한 현상은 아니다. 마음을 닦을 때 기공이 함께 열려서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생명에너지가 대체해 준 것이다. 아무래도 진기(=완성된 생명에너지)의 축적은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대단한 현상이긴 하다.

이때 필자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생명에너지가 축적된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를 체험하고 그 경계를 명확히 알고 싶었다. 결과는 꾸준히 수련하는 게 옳다는 점만 깨달았을 뿐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몸도 약해지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려면 꾸준한 수련을 하는 게 옳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