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하늘을 날고, 지맥을 초월하며 걷는다.
사람이 이렇게 되려면 일단, 조건이 있다. 몸체가 깃털보다 가볍거나, 존재 자체가 희미한 경우이다. 마치 도깨비처럼 존재하는 듯, 그렇지 않은 듯해야 가능하다.
물론, 신단(神丹)과 단전호흡을 수련하면 몸체가 깃털보다 가볍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 원인이 다르다.
‘술법(術法)’이란 곧 천구계(天狗界)나 신선계(神仙界), 혹은 잡신(雜神)들로부터 부여되는 힘이며, 그 사용자가 그러한 존재에 가까이 다가가야 비로소 가능한 방법이다. 이는 현실을 일부 초월하게 하지만, 그 대가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반면, 정법(正法)을 실천하여 얻는 능력은 술법과 다르다. 정법은 삶의 진실성과 선의(善意), 진정한 수행에 근거하며, 이러한 행을 지속한 수행자에게는 영계(靈界)의 여래(如來)나 보살(菩薩), 천사(天使)와 같은 고차원 존재들로부터 능력이 주어진다. 그 힘은 허상을 쫓지 않으며, 스스로를 해치지도 않는다.
영계에는 신선계와 천구계가 존재한다.
신선계(神仙界)는 살아 생전 육체수행 위주의 혹독한 수련을 닦았던 자들이 죽은 뒤 관성의 법칙에 따라, 생전에 살아갔던 방식 그대로 처절한 고통을 견디며 수행을 계속하는 세계이다.
천구계(天狗界)는 인간이 상상해낸 형상들이 생명을 얻어 존재하는 세계이다. 반인반수(半人半獸), 즉, 새의 머리를 한 인간이나 말의 몸통에 인간의 상반신이 얹혀 있는 등의 괴이한 형체들이 실제 존재한다.
봉신연의라는 작품을 보면 이러한 괴이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인간의 생각은 에너지이며, 동시에 창조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서 이따금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들, 예컨대 성모마리아가 출현했다든가, 하늘에서 이상한 형체가 보였다든가 하는 일들은 대부분 실제 성모마리아나 신비적 존재가 출현한 것이 아니라, 인간들의 무의식이 집단적으로 만든 환상이 현상화된 사건이다.
성모마리아는 결코 그런 식으로 기이한 분위기를 풍기며 등장하여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는다.
술법은 결국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존재 자체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상태로 몰고가기 때문에, 지상에 머물게 하는 힘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괜한 자만심에 빠져, 성황당의 나무를 함부로 벤다든지, 자신의 위력을 과시하려 하다가 그곳에 머물던 잡령(雜靈)들에게 씌어 비명횡사하는 웃지 못할 일들도 종종 벌어진다.
‘술사(術士)’라든지 ‘술객(術客)’의 말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러한 기이한 상태에 노출되어 있음과 동시에, 그들의 개인적인 습성과 쌓인 카르마(業)가 그러한 결과를 부르기 때문이다.
지상계는 잡령에 둘러싸여 있다.
살다 보면 가끔 듣게 되는 산신(山神), 수신(水神), 해신(海神), 지신(地神) 등은 자연물들이 세력을 형성하면서 생겨난 형이상학적 존재들이다.
간혹 이들에게 치성을 드려 병을 치유 받는다거나 복을 빌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병이 나거나, 복을 빌었음에도 도리어 화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러한 지엽적인 잡신(雜神)들은 그 힘이 미약할뿐더러, 일종의 눈속임을 통해 병이 나은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복을 받은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잡신들의 능력은 촛불이나 후래쉬(손전등)에 비유되며, 겨우 눈앞이나 비추는 지엽적인 능력이다.
하지만 태양이 비추면 어둠은 물러가고, 피어나던 곰팡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듯이, 우주에 신(神)은 한 분뿐이며, 그 능력은 절대적이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삶을 성실히 살되, 절대신을 의지하고, 정법을 실천하며, 흔들림 없이 자신의 영혼을 끊임없이 정화하고 향상시켜 나아가야 한다.